5월, 연휴가 낀 대박 시즌의 첫 문을 연 영화.
대부분이 목요일에 개봉하는데, 살짝 룰을 깨고 수요일 오후 부터 극장에 걸리기 시작했기에, 덥석 낚여주었다.
이준익 감독, 황정민, 차승원 등등 쟁쟁한 캐스팅이니 일단은 기대 가득한 맘으로 극장에 앉았다.
심야 상영이었는데도 스무 명이 넘는 많은 관객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는, 재미가 없었다. OTL
당파싸움이 한창이던 선조 때, '대동계'란 조직이 만들어진다. 무능한 조정을 대신하여 왜구들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당파싸움에 휘말린 조직의 수장 정여립이 자살한 채로 발견되면서, 대동계는 이몽학(차승원)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아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목적의 단체로 변모한다. 그 첫 단계로 동인의 수장이던 한신균을 죽이고, 정여립의 오랜 친구인 맹인 황정학(황정민)은 그 곳에서 한신균의 서자인 견자(백성현)를 구해내어 살려낸다. 이리하여 황정학과 견자는 이몽학을 죽이기 위한 여행을 함께 떠나게 되는데, 이몽학의 대동계는 거침없이 서울로 진격하고, 이 혼란을 틈타 왜구가 침입해오면서 무능한 왕은 도성을 떠나는데...
뭔가 미묘하게 뿌옇게 느껴지는 화면 진짜 멋지고, 갈대밭 운치 정말 환상적이고, 같이 흘러나오는 음악마저 몽환적으로 느껴지면서, 황정학과 이몽학의 칼싸움은 왠만한 영화 저리가라 할 만큼 역동적이고 멋진데!
도대체 이 이야기는 뭔지.
스토리가 주절주절 진행되는데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왜?'가 빠져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뽀대나는 장면을 보여주고, 그럴싸한 연기를 보여줘도 전혀 극에 몰입이 되질 않았다. 황정학과 정여립과 이몽학과의 관계라던지, 그들의 과거 사건은 굳이 안 보여줘도 되겠지만, 이몽학이 어떤 인간인지, 도대체 '왜' 그렇게 하는 건지는 그냥 이몽학이 꿈이 크기 때문에로 뭉뚱그려서 넘어가버리니 스토리에 의구심만 마구 생기더라.
상대적으로 맹인 검객의 연기를 멋지게, 아주 멋지게 해낸 황정민은, 황정학이라는 캐릭터를 혼자 살려보았지만, 황정학이 나오는 부분만 총천연색 입체로 느껴지고, 다시 이몽학이 나올 때면 흑백 활동사진으로 느껴지는 그 어색한 괴리감, 그럴싸한 껍질만 있고 알맹이가 빠져버린 스토리라인을 살려내기에는 무리라는 느낌이었다.
아아, 그리고 그 이상한 분장들.
백성현이 연기한 견자라는 인물은 나쁘진 않았는데, 왜 짧은 콧수염을 기르게 했는지, 클로즈업 할 때 마다 '하하'가 생각나서 몰입이 안 되는 건 나 뿐이었을까?
게다가 차승원! 그가 설측으로 치아 교정중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의도적인건지 아니면 치아교정을 가리기 위해선지 양쪽 윗 송곳니를 마치 드라큐라처럼 뾰족하게 강조하여 치아에다 무언가를 붙였는데, 왜 그것이 계속 클로즈업 되는 건지. 흡혈귀마냥 서민들의 피를 빤다는 의미인건지, 아님 그냥 단순히 악마 같은 악역의 느낌인건지, 솔직히 거슬리는 느낌이 더 컸더랬다.
왜 구르믈 벗어난 달이 도대체 뭐기에~ 도대체 그 달과 구름은 무슨 관계이기에~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극장을 나오자니 너무 슬펐다.
이 멋진 배우들을 모아놓고, 이 멋진 화면을 보여주는데, 왜 나만 재미가 없었던 건지.
무튼 개인적으로는 별 두개.
황정민의 열연이 아깝게 느껴지는 무지무지무지무지 아쉬운 영화였다.
나만 재미없었으려나.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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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y 2010/05/02 23:3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차승원이 나오는 거의 모든 영화가 망했다잖아...
이번에도 그런건가?
그래도 씬이라도 멋졌다니 다행이네.
난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무협씬을 보고 분노에 떨다 나왔음..
구름비 2010/05/03 12:28 편집/삭제 댓글 주소
폼은 정말 멋짐!
근데 문제는 차승원의 연기력이 아니라, 그 야심찬 인물에 대한 배경설명 없이 후까시만 믿고 밋밋하게 넘겨버림 감독님의 잘못인 듯.
불꽃,나비의 분노, 꽤 오래간다능?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