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꾸릿한 목요일.
오늘도 역시나 극장을 찾았다.
수능일이라 쉬는 학교도 제법 있고, 나름 여기저기서 소개도 많이 되었고 해서 설마 서너명은 아닐꺼야 생각했는데, 이거 나름 기대작이었나부다. 진짜 오랫만에 극장의 1/3이상 좌석이 찬 상태로 영화를 보았으니깐 말이다.
스포일러 가득 있습니다!!!!
영화는 꽤나 재미있었다.
지구 내부를 연구하는 인도의 한 과학자가 태앙의 폭발 이후 지구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음을 알게 되고 동료 과학자 에이드리안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때마침(!) 그는 미국 대통령 과학위원회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백악관과 대통령은 G8 모임에서 그 사실을 각국의 대표들에게 전한다.
그로부터 3년 후, 잭슨은 전처가 데리고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캠핑을 가는데, 때마침(!) 거기에 조사를 와 있던 에이드리안을 만나게 되고 - 에이드리안은 200여권 팔린 잭슨의 책을 읽은 그의 팬이었다 - 우연히(!) 종말에 대해 방송하던 찰리를 만나 지구종말과 그에 대비한 우주선(ship)이 준비되어 있는데, 부자들에게만 그 티켓이 팔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때마침(!) 그 지방엔 지진이 나고, 잭슨은 유리라는 러시아 부호의 아들들을 태워다주다가, 우연찮게(!) 그들이 우주선 타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찰리의 말이 사실임을 깨닫고 재빨리 집으로 가서 아이들과 전처, 그리고 전처의 남자친구를 태우고 - 지진이 나서 땅이 쩍쩍 갈라지는 길을 요리저리 피하면서 운전해서 - 비행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비행사는 죽어있는데, 때마침(!) 전처의 남친은 경비행기의 운전을 배웠고, 그들은 경비행기를 타고 우주선의 지도를 가지고 있는 찰리를 만나러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때마침(!) 그곳에서는 화산이 터지고, 잭슨은 겨우겨우 찰리를 찾아 그가 가진 지도를 얻어 화산재를 요리조리 피해 더 큰 비행기를 찾아 공항으로 향한다. 이미 공항은 쑥대밭인데, 요행 비행기는 구했으나 부조종사가 없어 떠나지 못했던 유리 일행을 우연찮게(!)만나고, 결국 전처의 남친이 조종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그들과 함께 우주선이 있는 티벳 초밍 지방으로 함께 떠난다.
그 새, 화산이 터지고 각국의 정상들은 준비된 우주선을 타기 위해 초밍지방으로 떠나고, 역시나(!) 미국 대통령은 그 비행기를 타지 않고 마지막 담화를 발표하면서 국민들과 그 곳에 남는다. 쥔공 일행은 기름이 부족하여 원래는 남중국해에 불시착할 예정이었는데, 그 새 지각변동이 있어(!) 초밍 지방 근처에 불시착한다. 우연찮게(!) 지나가던 중국 공안들에게 유리 일행은 티켓을 보여주고 구출되고, 그들은 그 지방을 헤매다가 우연히(!) 몰래 우주선에 탑승하려던 티벳인들에게 발견되어 함께 그 곳으로 향한다.
문제는, 예상보다(설마!) 더 빠르게 쓰나미가 닥쳐오게 된 것. 게다가 우주선 하나가 고장(!) 나면서 그 곳까지 온 사람들의 일부는 남겨지는데, 인도인 친구와의 마지막 통화를 마친 에이드리안은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그들을 다 태우자고 주장하고, 유리는 두 아들들만 겨우 태울 수 있었다. 한 편 쥔공 일행은 뒤쪽으로 몰래 우주선엘 타는데, 우연히 장비가 기어에 끼면서 문을 다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쓰나미가 닥쳐온다. 마침(!) 그 배는 문을 다 닫지 못하면 시동을 걸지 못하는 희안한 배였는데, 에이드리안은 그 곳의 상황을 CCTV로 보게 되고, 캠핑 때 만났던 아이들을 알아보면서(!) 그들을 구하고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그 쪽으로 향한다. 물은 들어찼는데, CCTV도 전화도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배의 문을 닫고 출발하기 위해 잭슨은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한 후 홀로 그 물속을 헤엄쳐 기어쪽으로 향하고, 항상 이럴 때 말 안 듣는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간다.
배는 에베레스트에 부딪칠 위기에 처하고, 그 상황에서 잭슨은 그를 따라온 아들 노아와 함께 성공적으로 장비를 제거하고, 배 문을 닫는데 성공한다. 그렇지만 이미 상황은 늦어, 1차 충돌을 한 그 직후에야 겨우 시동이 걸려(!) 배는 무사히 후진하는데, 노아 뒤를 따라가겠다던 잭슨이 보이지 않는다. 다들 애타게 그를 기다리는데, 멀리서 그의 손전등 빛이 보이면서 그는 살아 돌아오고(!) 가족들은 재회한다.
투모로우를 감독한 감독님의 또 다른 재난 영화.
153분이란 긴 러닝타임에, 스토리는 볼 것 없다는 평이 있었던 터라 CG나 보고, 재미없으면 그냥 나오자고 생각하고 갔더랬다. 근데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별 볼일 없는 작가지만, 마침 멸망의 중요 인물이 그 책의 팬이었고, 트랜스 포터 저리가게 아빠는 운전을 너무 잘 하고, 캠핑 갔다가 만난 또라이가 우주선의 지도를 갖고 있었을 뿐이고, 전부인의 남친은 경비행기 운전을 배웠고, 불시착한 곳이 우주선 근처였고, 그들을 구해준 티벳인들이 우주선의 뒷문을 아는 것 뿐인 아주 아주 정상적이고 노멀한 스토리였지만, 빵빵 터지는 볼거리에 이미 스토리는 다 용서되는 분위기였달까. '말도안되' 이 말을 한 20번은 중얼거렸지만, '이 담엔 그렇게 되겠지?', '음 이 사람은 이때 죽겠군'의 내 예측을 한 치도 빗껴가지 않는 충실한(!) 스토리 진행이었음에도 말이다.
수많은 다리와 자동차와 지하철(!)이 부숴지고, 길이 쩍쩍 갈라지고, 바다가 범람하는 등 볼거리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적인 장면은 백악관 앞의 오벨리스크가 부셔지는 장면이었다. 왠지 좀 꼬시다(?)는 느낌이었달까.
개인적으론 별 네개.
영화가 꽤 긴 편이었음에도 중간에 크게 늘어지는 부분이 없고, 계속해서 몰아치는 역경(!)에도 쥔공은 죽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차피 대재앙은 인간의 힘으로 멈추거나 바꿀 수 없는 부분이라면 순순하게 받아들이라는 운명론적인 모습과 가족애를 강조하는 할리우드 스타일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말이다.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 보고 나니 2012년의 멸망을 예언했다는 책들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ps 올 여름에 개봉한 국산 재난영화 '해운대'랑 묘하게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한국영화도 절대 지지 않는구나, 할리우드 영화도 스토리는 뻔하구나 하는 뿌듯함과 역시 돈의 힘은 무섭구나 +_+를 동시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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