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완전히 빠져 있는데 '일곱시야, 나가야지'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언뜻 고개를 들어보니 이미 M언니는 일어나 있고, J양은 베토벤 헤어-_-스타일을 한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더랬다.
역시나 오늘 일찍 일어난 이유도, 제대로 된 먹부림을 위한 것, 아침 일찍 문을 연다는 어장에서 고기를 사다가 맛있게 구워먹을 생각에 후다닥 일어나 나갈 채비를 마쳤다.


목표는 덕포 해수욕장 어귀에 있다는 어장. 덕포 해수욕장을 네비게이션을 찍고 천천히 차를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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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린 쫌 늦었을 뿐이고~ 이미 고기들은 다 팔려나가고 파시는 아주머니들도 다 철수해버리신 뒤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뽈라구 한 마리와 큼지막한 도다리 한 마리와 자그마한 도다리 세 마리를 25000원에 구입했다. 살아있는 아이들을 아주머니가 장만해 주시고, 큰 도다리는 횟감으로, 작은 도다리는 숯불에 구워먹기로 하고 얼른 J양의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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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집에서 숯불 구이 준비를 시작했다. 천 원짜리 조리용 숯과, 바베큐 그릴만 있으면 게임 오바. 칼집을 내고 소금으로 잘 버무려 잠시 재워두었다가 굽고, 커다란 도다리는 횟감으로 썰어 냉장실에 식혀두고, 남은 머리와 뼈는 보글보글 매운탕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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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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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늠늠 맛있었던 디저트.
어제 성심당에서 구입한 자연효모견과류 빵 위에 두툼하게 아이스크림을 얹고, 진하게 탄 커피를 빵에 촉촉하게 스며들게 위에는 차갑고, 아랫쪽은 따끈따끈 촉촉한 멋진 디저트. 강남이 부럽지 않은 멋진 디저트로 오늘 아침은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특별출연 J양의 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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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간의 짧은 휴식을 가졌다.
언니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나는 만화와 영화로 부족한 개그끼(?)를 충전시키고, J양은 화가선생님의 사인을 받으러 화실로 잠시 돌아갔다.

두어 시간 후 우리 셋이 다시 모인 곳은 '커피 프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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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프린스는 없구 프린세스 사장님이 계셨지만, 가게 분위기는 진짜 짱 좋았다.
조용하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외국인들이 더 많은 곳이었지만 그게 또 너무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커피와 편안한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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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한 크레마와 함께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새콤함과 씁슬함으로 마무리 되는 에스프레소 도피오샷에 제대로 내린 더치커피, 그리고 달콤함을 좋아하는 J양의 카라멜 마키아토까지. 정말이지 아침 부팅에 만족스러운 음료들이었다. 게다가 탁자 밑에 커피 콩을 깔아둔 귀여운 센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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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무선인터넷이 너무 쌩쌩 잘 잡히는 바람에 재대로 덕후놀이(-_-)까지 할 수 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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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용 차에 낑겨 타고 고현까지 오느라 수고하신 J양의 마지막 컷! ㅋㅋ 고생했다 칭구!

언니와 나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사실 다음 목적지는 원래는 맛있는 점심을 먹고 봉하마을을 가는 거였는데, 우연히 가다가 보인 '산방산' 표지판을 보고 내가 한 마디 - 아, 여기 좋다던데 - 한 게 우리의 방향을 이다지도 바꿔놓을 줄이야. 거기다 언니가 한마디 보탠 게 - 30분만 걸으면 정상이래, 우리 등산도 가볍게 하고 가자 - 우리의 앞 시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ㄷㄷㄷㄷ


앞으로의 시간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 즐겁게 산방산으로 드라이브 가는 중. 날씨가 조금 흐렸지만 차가운 바람이 덥지 않아 더욱 즐거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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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제의 그 0.9km짜리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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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에 스니커즈를 신고, 카메라를 들고 눈누난나 가볍게 나섰는데, 이거 장난이 아닌거다. 미친듯한 경삿길에 온데 암벽등반이고, 카메라는 머리를 짓누르고 땀난 청바지는 내 다리를 휘어잡고, 신발은 죽죽 미끄러지고. 게다가 축지법을 쓰는 M 언니는 분명 앞에 있었는데, 저 앞에서 목소리만 들리고, 발이 어찌나 가벼운지 사람이 산을 뛰어다니는 것 같은 착각-_-까지 불러 일으킬 정도로 산츠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축지법 좀 알려달라니까 기어이 알려주지 않아 조금 섭섭했지만, 내려올 땐 무거운 카메라를 언니가 들어줘서 마음이 다 풀렸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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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산 중턱에서 바라본 바다와 저 너머에 첩첩이 보이는 산맥은 너무 아름다웠다. 게다가 산에서 만난 재미있는 산악회 분들 덕에 설명도 재미나게 들을 수 있었다.


짧은 등산 끝에 배가 많이 고팠다. 그래도 점심을 맛있는 걸 먹어야 겠기에 간단하게 허기나 면하자 싶어 도넛을 삼천원치를 구입했다. 진짜 어찌나 맛있던지. 다만 우린 이 때 까지만 해도, 무려 6시간 이후에나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거라곤 정말이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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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를 서둘러 빠져나갔다. 아무래도 차가 많이 막힐 것 같아서 조금 더 서둘러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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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내 롱다리를 뻗어도 충분한 공간이 남는 스맛이 멋지다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때워보았지만 밀리는 차는 진짜 속수무책, 게다가 거의 두시간 여 동안 시속 10km 이상을 낼 수 없는 이 상황은 운전자의 피로를 가중시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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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려고 하는 M 언니 대신 한시간 정도 운전대를 잡고, 결국엔 저녁 8시나 되어서야 진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 허기진 상태라 맛도 모르겠지만, 왠지 먹지 않음 죽을 것 같은 느낌에 둘이서 돼지갈비를 열심히 구웠다. 이미 정신이 멍해진 M언니는 아무맛도 안난다며 꾸역꾸역 먹어치우는 상태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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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국엔 아홉시가 다 되어서야 그분을 뵈러 갈 수 있었다. 김해에서도 한참 떨어진 외진 작은 마을 봉하에서 태어나 결국엔 대통령까지 되었지만, 휘어지느니 부러져 버리는 그분의 성정탓에 안타깝게 일찍 세상을 떠나신 그분을 기억하고 싶어서였다. 솔직히 이런 기회가 아니면 뵈러 오기도 힘들었을 거고, 49제가 지나 모셔져버리면 더더욱 만나뵙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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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 배터리가 다 될때까지 사진을 찍고, 900km넘는 거리를 달리고, 무수히 많은 것들을 먹고.
M언니는 어깨와 팔과 몸통을 거제에 버리고 다리와 머리만 차에 싣고 집으로 가셨고, 나는 뽈록 나온 배와 늘어난 1kg 와 산에서 넘어져 아픈 오른쪽 궁디를 갖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짧은 2일이었지만, 예측 불가능한 코스와 예기치 못한 맛난 것들, 그리고 사건들로 인해 더욱 길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쉬웠던 건, 그 맛있는 돼지갈비를 먹으면서 소주를 못 마셨다는 것. ㅎㅎㅎ
그래도 자동차가 있어서 이런 여행이 가능 했다는 거, 드디어 우리도 해운대에서 벗어나서 다른 곳으로 짧고 찐한 엠티를 다녀올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게다가 그 스맛이라는 차, 수원에서 거제까지 기름 2만원으로 달리고, 코너를 80km로 돌아도 코너링에서 절대 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차 이쁘다며 쳐다보는 시선까지 즐기면서도 짧아서 주차하기에도 멋진, 진짜 놀라운 놈이다 @_@


제대로 먹고, 지름신 받고, 바닷바람 미친듯 쐬고 돌아온 일박 이일.
이제 이 에너지로 또 6월 한 달 열심히 달려보자~ 화이팅 최양!!


ps M언냐 운전하고 이것저것 만들구 하느라 고생했뜸!! 담엔 제가 운전할께욤. 으하하하핫.
고마버 J양!! 진짜 처음으로 너네 집 놀러가봤네 호호.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멋진 그림 보고, 푹 잘 쉬다 간다^^
비싼 디카 빌려주신 A언니도 쌩유! 스트 좋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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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15:50 2009/06/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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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eryl 2009/06/08 17:1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짧은 1박2일도 때에 따라선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당.
    가끔 이렇게 제3의 지대에서 만나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사람과 만나고 노는것이 진짜 여행이다.
    게다가 겸둥이 스맛이 있어서 더욱 유쾌했당. 담엔 지대 운전 시켜주마!

  3. erotica 2009/06/09 15:5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오호 떠난 뒤에도 스토리가 많았구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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