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녀왔습니다.
회의 하러도 가고, 공연 보러도 가고, 그냥 놀러도 잘 다녀오던 서울이지만, 이번엔 홍대를 처음 가봤더랬죠.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KTX를 타고, M언니를 만나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요기는 cafe FLAT
위치는, 성수역 7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 김밥천국쪽으로 쭉 걸어서 500m 정도 가다 보면, 신호등 앞에 한국 할인마트라고 대형 마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트를 끼고 우회전 하여 200m 정도 걷다 보면 오른쪽에 하얀 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날은 내일의 오픈 준비때문에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닫는다고 하기에, 궁둥이를 붙이자 마자 일어나야 했습니다 OTL
천정이 높아 좁게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 꽤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코끝을 스치는 달콤한 커피의 향기가 무지 아쉬웠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렵니다.
M언니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두 번 째로 간 곳은 조폭떡볶이.
위치는 상상마당 쪽, 공영주차장이 끝나는 곳입니다.
10시 정도의 시간이었음에도 트럭형 포장마차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떡볶이와 순대, 김밥을 먹고 있더군요. 밀가루 떡의 날캉한 질감과 저렴한 오뎅에서 풍기는 진한 맛 - 모름지기 떡볶이 오뎅은 제일 싼 걸 써야 그 꾸리꾸리한 맛이 제대로 우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이 입안에 착 감기면서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았음에도 손을 멈추기가 쉽지 않더군요. 달큰한 첫 맛에 방심했다가, 은근히 매운 뒷맛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퀵서비스로 사가거나, 자동차를 몰고 와서 떡볶이를 사간다는 말이 금새 이해가 되더라구요.
원래는 몸에 그림도 좀 있고, 머리카락도 짧게 바짝 깎으신 분들이 가게를 하시는 바람에 '조폭떡볶이'라 불리웠다고 하는데요, 그 날은 상냥한 표정의 아저씨가 듬뿍, 듬뿍 떠주시더라구요. 수많은 먹거리가 남아있었던 터에 조금 남기고 나와야 해서 무지 아쉬웠습니다. 한 접시에 2500원.
멀고 먼 태릉에서 M언니의 부름에 답하여 오신 '염대리'님과 만났습니다.
와인을 마실까 치킨을 먹을까 무지 갈등하다가, 일단 배를 조금 불린 뒤 와인 한 잔으로 마무리 하자 싶어서 먼저 찾아 간 곳은 Basket.
사진이 다소 즈질이더라도 용서바랍니다 orz
마늘칩이 튀김옷에서 바삭하게 씹히고, 입안에선 마늘향이 살짝 풍기면서 저절로 맥주잔에 손이 가더군요. 게다가 학교 앞 답게 생맥주 500cc 한 잔이 3000원!!!! 맥주 명장의 칭호를 받은 가게 답게, 저렴한 생맥주였음에도 제대로 맛있었습니다. 갓 튀긴 뜨거운 감자튀김과도, 바삭한 치킨과도 맛있는 보리음료를 마시면서 마구마구 수다를 떨었습니다.
게다가 그 빨간 등!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실내였지만 제대로 분위기 내 주는데 일조하더군요.
배가 불러 다 먹지 못한 아쉬움만 잔뜩 남았습니다. 담번엔 배 고플 때 가서 와구와구 먹어주리라 다짐하면서 가게를 나왔습니다.
택시비 삼만원의 먼 거리를 오신 염대리님을 먼저 보내드리고, 홍대 거리를 방황했습니다. 배도 꺼뜨릴 겸, 분위기도 볼 겸 여기저기를 쏘다녔죠. 구석구석엔 오래된 저렴한 밥+ 술집들과, 럭셔리한 까페나 바 들이 공존하는 참 재미난 분위기였습니다.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도 엄청 많았는데, 역시 이 동네는 훈남들이 눈을 훈훈하게 해주시더군요. 후후.
그러다가 발견한, 이름이 재미난 클럽.
벨벳 바나나.
시골서 갓 상경한 순진무구한 츠자의 마음으로 - 소심하게 - 정문 사진만 얼른 찍었습니다. 담번엔 꼭 꽂단장 해서 클럽 구경도 가보리라 다짐했지요 ㅋ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종착지는 아타이.
지하 1층으로 걸어 내려가는 데 벽면에 재미난 표지판이 있길래 마구 낄낄거리면서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1층에 도착해서 출입문을 열고, 운동화를 벗는데
엉덩이가 이쁜 남자 아르바이트 생이 '물 조심하세요'를 연방 세 번이나 말하는 겁니다. '도대에 뭔데 물을 조심하라는 거야?' 하고 두어 걸음 내딛던 순간, 내 발 바로 앞에 물웅덩이가!!! 있는거였습니다.
바닥에 수로를 파서 물이 지나가도록 만들어 두었는데, 실내가 어둡다 보니 - 게다가 여기는 마지막으로 한 잔 하러 오는 곳이기에 - 물에 빠지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하더군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여기저기서 '꺅' '첨벙' 소리가 들린다고 하니, 아르바이트생이 '물 조심하세요'를 연방 외칠 수 밖에 없지 싶습니다.
'모로코식 좌식바'를 컨셉으로, 천정이 높다란 지하에 멋진 공간을 만들었더군요.
이국적인 방석과 소품, 문양들로 분위기를 살리면서 커튼을 드리운 개인적인 공간도 만들어서 어딘가 퇴폐적인느낌을 주는 재미난 곳이었습니다.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던 터에 다리를 쭉 펴고 앉으니 정말 살 것 같더군요. 큰 공간을 쿵쿵 울리는 라운지 음악과, 따끈한 페퍼민트티와, 가격대비 우수한 품질의 하우스 와인 한 잔으로 오늘 하루의 피로를 씻었습니다.
바깥 세상과 완전히 격리 되어 멍 때리기 좋은 곳이란 느낌.
부산에서도 인도식 좌식바를 두어 군데 가 보았지만, 이런 느낌을 살리진 못하고 도리어 더 불편했던 기억만 있는 걸 보면, 아직 부산은 멀었나봅니다 ㅠ.ㅠ
홍대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일탈의 공간인 듯.
짧은, 그렇지만 강렬한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한 때 좀 놀던 M언니의 강력한 가이드가 아니었으면 분명 엉뚱한 데서 헤맸을 터, 갈 만한 곳만 쏙쏙 골라 잘 다녀온 듯 싶습니다.
언냐~!! 훈남이 계시다는 와이너리, 담번엔 꼭 가자~!! @_@
ps 사진은 모두 뷰티. 이 멍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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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otica 2009/04/13 21:3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아하 물에 빠진다는게 그거로구만 ㅎㅎㅎ 술마시고 빠지면 정말 술 확 깨겠는데 ㅎㅎ
구름비 2009/04/14 07:10 편집/삭제 댓글 주소
시람들이 먹다가 드러누워서 잠도 자고 그런대 ㅋㅋ 술 깨는 건 둘째치고 넘 부끄러울 듯 ㅋㅋㅋㅋ
soulmate♥ 2009/04/15 02:5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헉. 괜히 더봤..................................... 이 야밤에 칙힌이......ㅎㄷㄷㄷ
구름비 2009/04/15 03:15 편집/삭제 댓글 주소
아, 저거 또 먹구 싶넹.
무지 맛났지 말입니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