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른 한 오후에 걸려온 전화 한 통.

같은 학번인데 나이가 한 살 많아 언니라고 부르는 졸업 동기 언니였다.
한 달쯤 전에 가게(^^)를 접으려고 광고를 냈을 때, 그 걸 보고 전화를 했더랬다.
졸업 하고 바로 서울, 경기도쪽에서 부원장 생활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올해 개원을 하기로 했다는 좋은 소식을 전했다.

우리 가게에 남아 도는 저주파치료기 하나를 선물로 하기로 하고 통화를 끝냈는데,
어제 드디어 개원을 했다는 전화가 온 거였다.

전화를 끊자 마자 저주파치료기 하나를 가지고 나왔다.
2년동안 쓰던 것이라 외양은 썩 깨끗하진 않지만,
실제 사용 횟수는 많지 않은 기계라 깔끔하게 닦아서 포장재 넣고 튼튼하게 포장했다.

맘 같아선, 가게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청소 할 거리들도 꼭 꼭 찝어주고 싶었는데,
너무 먼 데다가 서울에서두 너무 외곽이라 조만간 찾아가긴 힘들 것 같고,
돈만 덜렁 보내는 것 보다는 실제 필요한 물건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나한테는 아직도 7개나 있고, 중고로 한 대만 구하는 게 더 어렵지 싶어
쓰던 것이나마 포장해서 보내주기로 했다.


다들 힘들다는 시기에 개원하는 그 용기가 부럽지만,
앞으로 힘들 날들이 조금은 있겠지만,
9년이나 재야에서 실력을 길렀으니, 이제 강호에서 이름을 날릴 일만 남았네^^


세인 한의원, J 언니.
성공하자!!



2. 그리고 강호에서 멍때리고 있는 또 다른 어떤 이.

2월에 너무 정신줄 놓은 탓인지 패키지 고객이 너무 줄어서, 오늘은 예악이 고작 3건.
게다가 저녁 7시가 첫 예약이다.
점심이 되기 전, J가 놀러 왔었는데 솔직히 환자가 없어서 많이 부끄러웠다능 //-_-//
밥 값 못한 날은 사실은 점심을 굶기로 했는데
오늘은 특별히 J덕분에 기름진 음식을 먹었으니 저녁은 필히 걸러야 할 것 같다.

업계에선 살살 치고 올라 가야 할 타이밍이긴 하지만,
뭔가 조금은 꼬여있는 것 같은 3월이다.
잘 풀릴 것 같다가도 정신없이 엉켜버리고, 골치 아프겠거니 생각했던 일이 의외로 잘 풀려버리기도 하고.
예측하고 계획하려고 하면 할 수록 더 뿌옇게 보이는 건 아마도 계절탓이다 우겨본다.

3월초에는 완전 조증 + 방방나대는 초 긍정 모드로 시작했는데
매출따라 급 널뛰는 마음이 도리어 소심모드로 돌아서면서
조증과 울증이 하루에도 수십번 왔다갔다 거리니
아마도 내 직원들도 원장 비위 맞추기 힘들 거다.

이럴 때일 수록 정신 차려야 된다는 건 아는데, 분위기 파악 참 힘드네.
이러니 어찌 술을 안 마시고 버티겠냐고~
이번 주는 체력이 딸려서 5일 금주선언을 했다만 - 어제 하루 쉬었으니 이제 나흘 남았다 -
계속 분위기 이러면 우울증 보다는 술잔을 선택할 확률이 월등히 높아진다.

다만, 다들 정줄 놓지 않고 조금씩 할 일들은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4월에는 더 탄력받아서 달리지 않을까, 애써 웃음지으며 긍정모드로 돌아서본다.



어떤 이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저기 높은 곳을 보고,
어떤 이는 뿌연 안개 속에서 길을 찾는구나.
2009/03/17 15:41 2009/03/17 15:41
구름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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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rotica 2009/03/17 19:5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아 부끄러웠던 거였서? ㅋㅋ 그나저나 슬슬 날이 따습해지면 드러난 몸 때문에 많이들 오지 않겠삼? (나만해도 그렇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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