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솔직히 땡기는 영화가 없었다.
무서운 영화도 싫고, 지나치게 인생을 관조하는 느낌의 영화도 싫고, 지겹고 긴 건 더더욱 싫고.
영화란 모름지기 재미있어야 한다는 개똥철학을 꿋꿋이 간직한 나, 결국 한 주일은 쉬고 이번주가 되어 서야 그나마 볼 만 한 영화를 찾을 수 있었다.
오늘 고른 영화는 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
영어 제목과 아무런 상관은 없지만, 뭔가 '사랑'에 고픈 '도시'의 '된장녀'들에게 어필하려고 지은 제목이라 생각하니, 낚이면서도 썩 기분은 좋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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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평일 조조의 극장은 한산했다.
의외인 고객은 모자를 쓴 두 남자아이들. 대학생 나이쯤 되어 보였는데 남자 둘이서 어째서 이런 영화를 골랐는지 - 그것도 조조에 - 참 궁금했었다.
스포일러 있어 가립니다..
영화는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다.
라디오에서 연애 상담을 해주는 러브 닥터, 엠마(우마서먼)는 일에서도 승승장구 하고, 멋진 약혼자이자 출판사 사장인 리차드(콜린 파렐)와 곧 결혼도 하게 될 잘나가는 여자다. 혼인신고를 하러 시청을 찾았는데, 그 때 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라디오 연애상담때문에 파혼당한 소방관 패트릭(제프리 딘 모건)이 해킹을 통해 엠마와 혼인신고를 해 뒀던 것. 엠마는 패트릭과 엮이면서 점점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올해 마흔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나이스바디와 외모를 자랑하는 우마서먼과,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심장병 환자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제프리 딘 모건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일본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유치하고도 뻔한 설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영화의 장면 1, 우마서먼과 한때 여성편력을 자랑하던 아버지와의 대화.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패트릭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던 엠마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구한다. 리차드가 남편감으로 어떠냐고, 마음에 드느냐고, 그와 결혼해도 될 지 잘 모르겠다고 하자 아버님이 명언을 날리신다. '몇 번을 실수 해도 좋으니 마음 가는 대로 하라'고 하시는 것.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도 이것이 아니었을까.
인상적이었던 영화의 장면 2, 제프리 딘 모건이 우마서먼을 어깨에 걸치고(?)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
데킬라를 마시고 뻗은 그녀를 집에 데려 가는 씬이었는데, 그 긴 여자를 어깨에 얹고, 계단을 너무나 가뿐히 올라가기에 '우왕~ 님 힘 쵝오삼'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프로필을 찾아보니 제프리 딘 모건이 188cm, 그리고 우마 서먼이 183cm였던 것. 정말 놀라운 체력이 아닐 수 없다.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영화.
개인적으론 별 세개.
과자 봉지 잔뜩 늘어놓고 방에서 낄낄거리며 가볍게 보기엔 딱 좋을 것 같다.
ps 오늘은 13일의 금요일. 이번에 개봉한 신작을 보기엔 딱 좋은 요일이긴 한데, 무섭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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