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는 아침.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일어나 준비를 서둘렀다.
김해 공항으로 도착, 구석에 숨어있던 NWA 카운터를 못 보고 당황해서 공항을 두어바퀴 돈 끝에, 가리개 뒤에 숨어있던 카운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배낭여행의 시작치곤 참 어설펐다.
친절한 직원의 도움으로 창가 좌석을 얻었다.
김해 공항은 너무나 작았다.
돌아다니다 지쳐, 가이드북을 보려고 가방을 뒤지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하얘졌다. 어제 저녁에 시간표 하나를 더 적어두느라고 책상위에 놓아두고 온 게 생각났다.
냉큼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착하고 이쁘고 키크고 늘씬한 우리 동생이 다행히도 차를 가져와서 갖다 주겠단다. 먹을거리와 각종 시간표들, 팁들을 포스트잇으로 붙여두었는데, 없었으면 꽤나 더 고생할 뻔 했다.
한시간 여 지나서, 무지무지 착하고 이쁘고 키크고 늘씬하고 맘씨 좋은 동생의 도움으로 가이드북을 받았다. 어찌나 시간이 잘 가는지 하나도 지겹게 느껴지지가 않았었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탈 비행기가 보딩을 시작했다.
김해공항은 크기가 매우 작고 가로로 넓적한 모양이라, 게이트에서 약 10걸음만 들어오면 바로 출국장이 보인다.
은근히 악명 높은 NWA의 기내식을 처음 맛봤다. 초밥과 어묵은 먹을 만 했지만, 저 닭튀김은 왜 준 것일까 @_@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 20분여에 불과했지만, 나리타 공항 북쪽 윙에서 활주로까지 약 30분간을 지겹게 비행기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한국인 외국인으로 붐비는 입국심사장에서 20여분을 보낸 끝에, 무사히 짐을 찾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Nex + Suica = 나리타 익스프레스 (원래 3190엔) + 교통카드 Suica 1500엔치 충전 = 3500엔으로 묶어 파는 외국인용 상품을 구입했다. 출국할 때 Suica 카드는 반납하면 500엔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나, 210엔을 제하고 남은 금액을 돌려주므로 되도록이면 다 쓰고 반납하기로 마음먹었다.
신주쿠로 가는 동안, 옆자리의 일본인 아주머니랑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에 오다이바를 구경하러 간다니까 Young couple이 많다고 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시는 거였다. 왠지 오다이바를 일정에 넣은 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숙소인 신주쿠 프린스 호텔에 무사히 도착,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C 선생님을 만났다.
일본호텔은 꽤 작을 거라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문을 열자 마자 보이는 미니테이블과, 그 너머의 침대는 정말이지 '좁다'라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꽤 깨끗하고 이불도 바삭바삭하게 잘 다려져있어 꽤 마음에 들었다.
드디어, 첫 도쿄 관광.
신주쿠에서 JR 야마노테센을 타고 심바시에서 하차, 유리카모메로 갈아타고 오다이바로 향하는 길.
우연하게도 무인으로 다니는 유리카모메의 제일 앞 칸에 탈 수 있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굴곡과, 저 멀리로 보이는 빌딩들이 인상적이었다. 300엔이 넘는 아주 비~~~싼 지하철이긴 했지만 한 번쯤은 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많이 고팠던 관계로, 일단 배를 먼저 채우러 아쿠아 시티 5층의 포무노키로 향했다.
사실 일어로 다 되어있고, 그림을 봐도 잘 모르겠고 해서 추천을 받았다. 치킨 하야시 소스 오므라이스랑 하나는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소스 오므라이스. 관광지임에도 비교적 무난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다.
후지 TV 관광. 밥 먹느라 조금 늦었던 탓인지, 전시장들은 문을 닫았지만 주변 시설물들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나름 관광객 기분을 만끽했다. 새로 나온 자동차를 계단에 거꾸로 매단 다음, 계곡을 흐르는 것 처럼 보이게 만든 아이디어는 참 상콤발랄했다.
멀리서 바라본 해변의 유람선들과 그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나온 것은 꽤 멋있었다는 기억이 있는데, 내 머릿속에서는 광안대교랑 비교하면서 생각보다 별루네~ 하고 있었더랬다.
레인보우 브릿지와 유람선
슬슬 걸어서 도쿄덱스비치로 향했다.
다이바잇쵸메와 다이바소 홍콩을 구경, 옛날의 풍경을 재현했다곤 하지만, 왠지 쇠락한 느낌에 장사가 잘 안되나 싶었다.
다음 목적지는 비너스 포트.
실내임에도 천정에 하늘을 비치도록 만든 아이디어는 정말 멋있었다. 파란 하늘은 시간에 따라 그 색깔이 바뀐다고 한다. 주위에는 갖가지 이쁜 물건들이 눈을 현혹하고 있었지만, 살폿 지친 관광객의 발걸음을 끌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유명한 분수대 앞에서 한 장을 찍고, 제일 안쪽 광장으로 들어섰는데, 연예인인듯한 남자 그룹의 팬 행사가 있었던 모양인지 여기저기서 같은 옷과, 팜플렛을 든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보였었다.
문들 닫은 듯한 메가웹 스테이션을 지나서, 멀리 보였던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16분 정도를 아주 느린 속도로 돌면서 최고 높이 1100mm 정도에서 바라본 도쿄의 야경은 멋있었다. 900엔의 가치가 있는 멋진 야경이었다.
야경을 끝으로,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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