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Bourne 시리즈 완결.
액션물 팬이신 어머니와 볼 영화가 좀처럼 없어서 한동안 혼자서만 영화를 보러 다녔는데,
오랫만의 볼만한 액션영화다 싶어 버티고 있다가, 결국엔 연휴 첫날, 온가족이 함께 보고 왔다.
연휴라 그런지 극장이 거의 꽉 찬 상황.
그렇지만 CGV의 당일 예매 시스템은 정말이지 칭찬해주고 싶다.
내가 원하는 좌석까지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는데다, 따로 수수료도 안 받는다.
어차피 통신사 카드 할인이 없어졌기 때문에, 현장 구매의 메리트가 없어졌기 때문에 손쉬운 인터넷 예매를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7000원짜리 영화는 - 더 이상은 - 만만한 오락거리는 아닌 듯. 속이 좀 쓰렸다.
2002년의 본 아이덴티티 (The Bourne Identity, 2002)를 보고 난 뒤, 완전 팬이 되었었다.
바다에서 총에 맞아 떠돌고 있는 그를 건져내는 장면부터가 색다른 액션물을 예고하는 것 같았고,
2004년의 본 슈프리머시 (The Bourne Supremacy, 2004)를 보면서는 결말을 애타게 기다리게 되었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제이슨 본.
이 시리즈 전체를 두어 줄로 정리하면, 과거에 CIA 공작원이었으나 기억력 상실로 흐릿하게 떠오르는 단편적인 기억들로 괴로운 상태이지만 누군가 자신을 제거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그들과 맞서 싸우면서 과거를 찾아 나가는 간단한 스토리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이 있어서- 흑과 백이 명쾌하지않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서슴없이 어제의 동지를 새로운 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이 시대에 어울리는 히어로는 아마 본에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품위를 잃지 않고 여자도 만나고 즐기면서 우아하게(?) 적을 잡는 007이나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만화속의 슈퍼 히어로와도 다른 모습이니까 말이다.
오로지 몸으로,
발로,
자동차로 적을 쫒고,
내 생명을 위협할 때는 가차없이 적을 처단하지만 그 모습에 괴로워 하는 본의 모습은
여태까지 액션영화에서 보여주었지만, 또 보지못했던 모습이라 더더욱 즐거웠었다.
개인적으로는 별 넷반.
다만, 1-2편을 대충이라도 복습하고 가길 바란다.
이야기의 앞 뒤를 알면 좀 더 재미가 있으니까.
ps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와 TV를 켜니, 케이블에서 본 아이덴티티를 방송해주고 있었다. 앳띠고 보송보송한 얼굴의 맷 데이먼은 이 영화 한편으로 일약 '액션스타'의 대열에 들어섰다는데, 세월의 흔적은 역시 누구도 비켜갈 수 없나부다.
그렇지만 하버드 출신의 (응? 중퇴였던가? --a) 지성미 넘치는 이 배우는 자기 길을 똑똑히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영화 보는 눈이 보통이 아니니, 아마 분명 대성하리라 생각한다.
ps2 극중, 중요한 서류를 가지고 있는 스페인의 지점장(?)이 '탠지어스'로 도망간다.
제작년, 엄마랑 갔던 모로코의 가장 큰 항구 중 하나가 '탕헤르 = 탠지어스'였었다.
우리가 타고 갔던 페리, 출입국 심사 받느라 기다렸던 항구, 항구에서 바라본 집들의 모습과 골목들을 카메라로 훑어 가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있는 여행 사진을 다시 보고 있자니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었다.
또 여행 가고 싶어졌다. 이런~
당신의 의견을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