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었다.
다만, 100분 토론을 보고 나서 진중권교수의 왠지 사람을 우습게 보는 듯한 태도에 열받기도 하고, 시장주의, 애국심,민족, 인생역전 코드로 400만 관객을 우습게 깔보는 낚시에 기꺼이 낚여보기로 했다.
올만에 V양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저녁 10시 50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앞자리 세줄 정도를 빼고는 거의 다 차 있었다.
영화 개봉한지 이미 열흘 가까이 된 영화임에도 역시나 100분 토론과 진중권, 그리고 인터넷에서 입에 오르내린 성과가 아닐까 싶었다.
[사진] 네입어
스포일러 있습니다..
원래 내 입장은 - 심까와 심빠로 굳이 나눈다면 - 심빠 쪽에 가까웠었다.
100분토론의 여파로다가 뭔가 억울한 마음이 잔뜩 있었고, 영화를 좋아하는 팬으로써 꼭 성공했으면 하는 영화 중 하나였기 때문에 드러내진 않아도 심적으로 지지하는편에 가까웠다.
영화는 짧았다, 그렇지만 길기도 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는 왠지 심까도 심빠도 아닌 냉정한 관객의 입장이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초반 20분은 정말이지 실망이었다.
1980년대 특촬물 - 울트라맨 같은 전대물 - 을 보는 것 같은, 엉성한 조선시대 배경과 미니어처 티가 심하게 나는 어설픈 폭파씬, 굳은 - 심지어는 못생긴 - 아니 이쁜 것들이 널린 이 시대에 왜 그런 - 얼굴과 +_+ 책읽는 연기를 하는 전생의 쥔공 남녀는 실소를 머금게 했다. 심지어는 극장이 아니라 TV의 -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 재연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서툰 편집과 어설픈 촬영으로 스토리까지 좀 우스워보이게 만든 데다, 악한 이무기 부라퀴가 거느리는 군대는 - 스타워즈에서 제국군을 빌려 온 듯한 - 어찌나 부조화스럽던지, 정말 어색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 20분 후의 영화는 '앞에는 눈을 좀 낮출려고 일부러 그런거야~ '하고 놀리듯, 과감한 연출과 멋드러진 CG가 화면을 가득 메웠다. LA 시가지 내에서의 전투와, - 포스터에서도 여러번 쓰인 - 부라퀴가 빌딩을 타고 올라가는 씬 등은 정말이지 너무 재미있었다. 마치 '트랜스포머'를 보면서 설레었던 두근거림에 못잖은 두근거림이 가슴을 두드리더라.
마지막 마무리 부분, 진중권씨가 지적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와 '얼마나 쥔공이 연기할 스토리가 없었으면 용이 눈물을 다 흘리겠어요~'했던 말이 떠올라서 사실 감동이 좀 깨지긴 했다. 그렇지만 스토리 진행상 - 악한 이무기가 여의주를 먹으려는데, 갑자기 등장해서 그 여의주를 가로채고 용이 된다는 - 자연스럽다고 느껴졌었고, 도리어 조금 지겹다고 느낀 부분은 둘이 싸우면서 하늘 날아다니는 부분 - 조금 단조로웠달까 - 이었다.
재미는 있었다.
그렇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미국에 개봉 전에는 조금 더, 숙련된 솜씨로 편집을 해서 좀 더 영화의 맥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면 아마 미국에서도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하더라도 꽤 많은 관객을 부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구 심감독님의 다음 영화에서는 시나리오에도 돈을 조금 더 썼으면 , 그리고 여자쥔공도 조금 더 이쁜 배우로 골랐음 어떨까?
그리구 역시, 진중권씨는 너무 지나쳤다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자신의 미학에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할리우드 영화라도 비교적 잘 만든 B급 영화로 보기에는 충분하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이미 500만 관객을 넘어섰고, 호평이든 비평이든 아직까지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영화는 산업이다. 산업은 곧 돈이며, 돈은 관객 수로 증명 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심감독님의 다음 영화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별 세개.
괴수물이나 변신물을 좋아하는 아동들에게는 별 세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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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 2007/08/17 20:2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태권보이 시리즈와 쏠라원투쓰리를 시민회관에서 꽤 긴 줄 참아가며 봤던 어린시절 기억을 되새겨볼 때, 디워 아동들에겐 별 넷 이상 먹지 싶으이.
나의 소감이라면 이쪽 말도 맞고 저쪽 말도 맞다는 정도. 하지만 쉽게 꼭지 틀리는 그 분에겐 T1 인규 선수의 명언을 들려주고 싶삼.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
구름비 2007/08/18 14:40 편집/삭제 댓글 주소
우리가 넘 늙은 탓인 듯 싶어.
그래두 꽤 볼만했지 않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