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 쉬는 목요일.
역시나 영화를 보러 갔다.
사실, 내가 영화를 보는 목적은 딱 한가지다.
아무 생각없이 재미있게 보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다. 그래서 항상 진지한 영화나, 지나치게 우울한 영화, 사회 시사적인 스토리, 그리고 의도적인 공포를 자아내는 영화는 항상 제외했다. -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D-war는 아직 생각중이고, 그러한 맥락으로 화려한 휴가도 내 목적에서 어긋나기에 - 남는 영화는 단 한편, 마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평일 낮,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결코 붐비지는 않는 영화관이 너무 좋다.
물론 조조나 심야의 한가함도 좋지만, 모름지기 영화관은 사람들이 적당히 있어 주어야 더 즐거운 공간이다. 팝콘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여자애들과 상영시간표를 들여다보며 무슨영화를 볼까 고민하는 대학생 커플들이야 말로, 낮 시간의 영화관을 구성하는 필수요소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본다면, 엄마손을 잡고 온 번잡스러운 아해들은 방학 시즌을 구성하는 필수요소중 하나가 되겠다.
영화는 생각보다 짧았다. 그리고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극장을 나오면서 얻은 정보로는, 러닝타임은 93분, 12세 관람가의 어린이용 영화더라.
이 영화는 2005년에 개봉한
판타스틱 4의 2편이다.
판타스틱 4, 물론 봤다. 내가 이뻐라 하는 제시카알바 언니도 나오고, 나름 SF 팬인지라 놓칠 수 없는 영화이기도 했으니까 - 정확한 날짜는 기억 못하지만 - 아마 개봉 하루 이틀만에 보러 갔을 게다.
그렇지만 그 때는 꽤 재미있었다.
우주 방사선으로 인해 평범한 인간에서 갑.자.기. 악당들과 싸워야 하는 히어로가 되어야 하는 고뇌와, 마음속의 갈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었고, '엑스맨'류의 마초스러운 히어로들이 아니라는 부분이 더 마음에 끌렸었다. 팔이 쭉~ 길어진다던지 투명해진다던지, 불덩이가 되어서 날아다닌다는 설정도 나름 아기자기하고 신선했었다.
그렇지만, 그게 다라는 거.
재미있었던 포인트들을 모아서 비슷하게 한 편 더 만들면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을까?
갈등? 변신? 새로운, 더 강한 적?
없다.
1편에서 더 나아진 스토리도 없고, 캐릭터가 더 강해진 것도 아닌 영화는 재미없다.
같은 마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파이더맨2 와 비교해 보아도 - 그렇다고 해서 스파이더맨 2가 썩 잼있었다는 건 아니다 - 믿었던 친구가 적으로 돌아서고, 여자친구와의 갈등도 심해지면서 생활고를 겪는 인간적인 모습이라도 보이지 않는가.
물론 온 몸이 금속으로 된 실버서퍼나, 우주에서 온 괴물(?)이 일으킨 지구 손상사태는 참 멋있더라.
그렇지만 이건 2편이다. 단순히 볼 거리 말고, 뭔가 좀 더 나은 영화를 기대했던 나에겐 참으로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판타스틱 4 - 3편은 아마도 안 보러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별 두개 반.
SF 팬이고 변신물을 너무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기대 갖지 않고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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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 2007/08/11 15:0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디워 말대로 스토리가 별 거 없다면, 틀림 없이 나한텐 별로일 것 같은데 말여. 근데 자타 똑똑하다는 인간들이 하도 까칠하게 핏대 세우니까 극장서 자는 한이 있어도 돈 들여 보고 싶다. 왜들 저럴까. 자기 취향에 미흡하다면 아예 거론을 말 것이지 귀찮지도 않나봐. 참 사는 게 심심들 하신가보다.
구름비 2007/08/11 16:47 편집/삭제 댓글 주소
나도 역시 그런 마음.
보고 실망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더 앞선다네.